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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 미치다

혼자서 떠난 '1박2일 울릉도·독도여행', 어렵지 않아요

by 파주시에서 아침을 2020. 8. 11.

최근 코로나19로 이곳저곳 돌아다니지 못하고 답답함을 느끼고 있는 요즘. 

전국 곳곳에서 홍수로 인해 많은 피해를 보고 있기도 하고.. 다행으로 생각하는 건 원래 8월 휴가 때 가려고 했던 독도,울릉도를 7월달에 미리 다녀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평소 어렵게만 느껴졌던 독도 여행을 다녀와서 왜 3대가 덕을 쌓아야만 갈 수 있다고 하는 건지 알 수 있었고, 그 덕에 저의 버킷리스트를 이뤘기에 그 후기를 공유 해 볼게요. :->


1일차: 서울역 포항 여객선터미널

 

서울역 KTX

저는 서울에서 출발 했기에, 울릉도 독도 일정을 1박2일(7/9~10)로 잡았고, 배 타는 시간을 고려해서 7/8 저녁에 KTX 서울역->포항역으로 미리 이동했어요. 

그리고 포항역에 도착해서 택시를 타고 포항 여객선터미널로 이동한 뒤, 근처에서 숙박 했답니다. 
(포항역->여객선터미널 택시 이용 시, 10~15분 소요) 

포항 여객선터미널 근처 숙소에 내렸을 때, 바닷가 향이 그렇게 좋을수가 있을까 싶더라고요. 이제 뭔가 여행이 시작된다는 느낌도 들고 설렘 반 두근 반 심정으로 잠을 청했어요.


2일차: 포항 여객선터미널 → 울릉도 

울릉도로 가는 배가 09:30 출발이라 적어도 9시까지 선착장에 도착해 티켓을 발권 해야 했기에

숙소에서 선착장까지 도보 10분 거리라서 여유있게 편의점에서 간단히 요깃거리를 사서 먹은 뒤, 미리 사뒀던 멀미약을 먹고 나서 바로 이동 했어요.

포항 여객선터미널_독도

포항 여객선터미널 바로 앞에 있었던 독도 표지판.. 그때부터 엄청 두근거림 ㅎㅎㅎ

설레임을 안고 티켓 발권을 위해 포항 여객선터미널 안쪽으로 이동!

포항 여객선터미널

안쪽으로 들어가면 울릉도로 가는 배편이라고 해도, 회사마다 예약/발권 창구가 다르니까 참고 해 주세요.

사람들이 평일 치고 예상보다 많아서 조금 더 일찍올걸 그랬나.. 싶기도 했지만 줄이 길어도 10-15분안에 발권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어요.

*기존에 예매했던 모바일 티켓을 창구에서 발권했을 때, 코로나19로 인한 할인(30%)을 적용할 수 있었음.
65,500원 -> 45,600원

포항에서 울릉도(대저해운)

그리고 9시 20분쯤 되서 배타러 들어가고 출발! ;-)

가면서 알았던 사사실인데 2025년도에 울릉도에 공항이 생길 예정인가봐요.

만약 금액대가 비슷하다면 이동수단이 훨씬 편리하겠다 생각하던 찰나에! 울릉도가 서서히 보이기 시작했어요.

포항 여객선터미널 09:30 출발 -> 울릉도동항 13:10 도착
울릉도도동항

선착장에 내린 뒤, 주위를 둘러보니 민박집 주인들이 호객행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원래 미리 민박을 잡지 않으면 방이 부족할까봐 예약하고 왔는데.. 성수기가 아니면 크게 민박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거 같아요.

그리고 나서 식사를 먼저 할까 했지만 독도행 배편이 14:30 출발이라 발권부터 해야겠다는 마음에, 택시를 바로 타서 저동항으로 이동했어요.

울릉도 택시

택시 기사님께 들은 사실인데, 울릉도 택시는 대부분 스타렉스 차량이라고 해요.

아무래도 울릉도가 산으로 이루어져 있다 보니까 경사가 심하고 울퉁불퉁한 길이 많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택시 기사님과 대화를 하다보면 꼭 가야할 장소나 꼭 먹어봐야 하는 음식 등등 꿀팁을 얻을 수 있어요! 

저는 당일에 독도 배가 뜰지에 대해서도 여쭤보니 날씨를 보시고는 오늘 배가 뜰지 안뜰지에 대해서도 알려 주시더라고요 ㅎㅎㅎ 아주 유익한 시간이었죠.

*울릉도 택시투어
일반 택시 이용요금은 3,300원 정도 부터 시작되며,
울릉도 택시투어를 이용할 경우, 120,000원 비용을 지불하여 4~5시간 동안 울릉도 전체를 투어할 수 있음.
울릉도에서 독도(웨스트그린호)

저동항에서 독도가는 티켓 발권!

포항->울릉도 배를 타고 왔을땐 창가 자리를 전부 놓치는 바람에 독도 가는 배에서 꼭 창가자리를 차지 하겠다는 마음으로 얼른 갔어요.

그리고 근처에서 간단히 허기를 없앤 후, 시간 맞춰서 배에 탑승 했답니다.

2일차: 울릉도 → 독도

독도가는길

신기하게도 아이폰에선 독도 위치가 좌표로 잡힌다는 걸 처음 알았어요.

알고보니 예전에 한 외국인이 시리에게 "독도는 어디에 있어?" 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대한민국에 있다는 시리의 대답으로 인해 논란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이후 양국간의 비난을 막기 위해서인지 모르겠지만 시리의 대답을 없앤 것 뿐만 아니라, 지도상에서 독도의 명칭을 삭제해 버렸고 현재는 좌표로만 나타나고 있는걸 볼 수 있어요.

독도

서서히 보이는 독도의 모습 !

'독도는 우리땅' 노래가사를 보면 외로운 섬이라고 지칭하는데, 가사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외롭게 우두커니 있는 독도의 모습에 울컥 했습니다 ㅜ.ㅜ

 *독도갈 때, 알아두면 좋은 Tip
1. 웬만하면 빠른 발권을 통해 창가석 자리를 지정하는게 좋음.
2. 배에 탑승하기 전, 저동항 파라솔이 펼쳐진 곳에 미니태극기 등을 판매하니 필요하다면 미리 구매하는걸 추천.
 (선내에서는 판매 X)

3. 최종적인 독도의 입도 여부는 독도 근처에서 파도의 크기와 방향에 따라 결정됨.
 (즉, 날씨가 좋아도 독도 근처에서 기상이변이 발생한다면 입도 불가)
4. 9월이 지나면 풍향이 심해져서 오고 갈 때 힘들거라고 함.
5. 독도를 지키는 군인들은 간식거리가 부족하니 몇가지 사서 챙겨드리면 좋음.
독도

다행스럽게도 독도의 날씨가 허락한 덕분에 무사히 땅을 밟을 수 있었어요!!

여기가 바로 3대가 덕을 쌓아야 올 수 있다는 독도.. 우리나라 동쪽의 끝 ㅠㅠ 너무 감격스럽고 막 둘러보려고 발을 동동 굴리던 찰나에

"???: 30분이 지나 뱃고동 소리가 들리면 바로 들어 오셔야 합니다.~"


??? 30분이라니.. 시간 제한을 들은 후에 후다닥 나가서 요리조리 둘러보며 사진도 찍고 엄마에게 영상통화로 보여주면서 굉장히 바쁜 시간을 보냈어요.

독도

너무 이쁘져? 

지금 포스팅 하면서 생각나네요. 물이 정말 맑고 깨끗했던 모습.. 너무 맑아서 투명하고 예뻤던 모습을 잊을수가 없답니다.

추가로 독도에 다녀온 뒤 알게 된 이야기를 풀어보자면

옛날에는 강치, 괭이갈매기, 삽살개가 독도에서 주로 서식 했지만, 일제감정기 남획이 이뤄지면서 강치는 멸종되고 삽살개 200만 마리는 도살됐다고 해요.

대신 괭이갈매기와 더불어 독도를 지키는 삽살개 2마리가 경비견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하니, 만나면 반갑게 인사해 주세요 :-)

독도

돌아갈 시간을 알리는 뱃고동 소리에 30분이 지난 걸 알았고

아쉬운 마음으로 돌아가던 도중에 괭이갈매기들이 반갑게 인사해 준 덕분에 마음이 한결 나아졌어요.

울릉도 저동항

다시 독도에서 울릉도 저동항으로 돌아오니 해가 지고 있었어요.

오늘 하루종일 배만 탄 덕분에 배고파져서 바로 저녁 먹으러 식당 골목길 사이를 지나 눈길을 끌었던 따개비집.

원래는 따개비밥을 주문하려고 했는데 2인부터 주문 가능하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따개비 칼국수로 시켰어요.

울릉도 따개비칼국수

헐.... 사진 보니까 또 먹고싶네

일단 화려하게 준비된 밑반찬과 쫀독쫀독한 따개비가 칼국수와 어우러져 JMT임 ㅎㅎ

따개비는 울릉도에서만 맛볼 수 있다고 하니까 울릉도 여행가면 따개비밥+따개비칼국수 꼭 드셔보세여 완전 맛있음

대부분의 식당에서 주문 시, 1인 메뉴가 많지 않으며 2인부터 주문 가능한 메뉴가 한정 되어 있음.
(예를들면 따개비 칼국수 같은..?)
또한, 간단한 밥 식사의 경우 1인기준 금액대 9,000~10,000원 이상이 대부분.

배를 채우고 숙소로 걸어가던 도중에 만난 혼자서 산책하던 울릉도 갱얼쥐

처음엔 본체만체 피하더니 결국 제 앞으로 와서 손도 주고 애교 부리길래 놀아주다가 시간이 지나 헤어지기 너무 아쉬웠지만 일정이 있으므로 bye..

울릉도 촛대바위

숙소에 들어온 시간은 20시 40분쯤으로, 이대로 자기엔 너무너무 아쉬웠기에

짐을 풀고 편의점에 들러서 맥주와 새우깡을 산 뒤, 저동항 근처에 있는 *촛대바위로 산책 나가서 근처 의자에 앉아 캔맥주와 새우깡을 먹었답니다.

밤이라 그런지 괭이갈매기가 낮과 다르게 전혀 보이질 않았어요

 *울릉도 저동항 촛대바위 유래

옛날 저동마을에 한 노인이 아내와 일찍 사별하고 딸과 함께 살고 있었는데, 그 날 조업나간 노인의 배가 심한 풍량을 만나 돌아오지 못했다.

상심인 딸은 바다를 바라보며 눈물로 며칠을 보내다가 불현듯 아버지가 돌아온다는 생각에 바닷가에 가보니 때마침 돛단배가 들어오고 있었다.

딸은 기다리고만 있을 수 없어 배가 있는 쪽으로 파도를 헤치고 다가갔지만 거센 파도에 점점 지쳐갔고, 딸은 그 자리에 바위가 되어 버렸다.

그 후 바위를 촛대바위 또는 효녀바위라고 부른다.
저동항 야경

맥주를 마시면서 바라본 저동항 야경.

이대로 촛대바위에만 있기는 너무 아쉬워서 위 사진에서 보이는 전체를 한바퀴 걷다보니 2시간 안되는 시간이 걸린 것 같네요. 이후 숙소로 돌아가서 잠을 청했답니다.


3일차: 울릉도 도동항  포항 → 서울  

아침에 눈 떠보니 날씨가 어제와는 다르게 급격히 안좋아 진 모습을 보고 걱정을 많이했어요.

거기에 울릉알리미 앱을 통해서 오후 배편이 끊긴 걸 알았고, 오전 배편만 운행한다는 소식에 오후 일정을 (강제)취소한 채 저동항으로 급하게 떠났죠.. (원래 포항으로 돌아가는 배편을 오후로 잡았음)

울릉도 저동항 선착장 도착해서 오전 배편을 예매하고 마지막 식사를 위해 밖으로 나갔는데 비가 너무 많이와서 침울..

그리고 도착한 식당에서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식당 아드님께서 따개비밥을 추천해줬고, 원래 1인주문이 안되는데 해 주셨어요!

따개비는 정말 사랑입니다 여러분 ..

어제 먹었던 칼국수에 이어서 쫀독쫀독한 따개비에 볶음밥처럼 비벼진 밥과 밑반찬을 같이 곁들어 먹으니 환상이였어요. 울릉도 간다면 꼭 드셔보세요 ㅠ ㅠ

식사를 마치고 선착장으로 돌아가던 도중에 만난 괭이갈매기

어제 캔맥주 안주로 먹다 남은 새우깡으로 유인하니 관심없는'척' 하네요

배 타는 시간이 조금 여유가 있어서 그동안 갈매기들에게 열심히 까까도 주고 놀아주는데 너무 재밌었어요!

열일하는 괭이갈매기
새우깡을 위한 괭이갈매기

비오는데도 새우깡을 위해 열일하는 괭이갈매기 ㅋㅋ

그리고 시간에 맞춰 배로 다시 돌아가 탑승하고..

멀어져 가는 울릉도..

사실 모든 일정의 초점이 포항으로 돌아가는 날 오전+오후로 다 정해놨는데 기상이변 때문에 구경은 커녕 이른 아침에 돌아가게 되니 아쉬웠어요.

하지만 땅을 내딛기가 그렇게 힘들다던 독도도 가보고, 따개비 음식도 먹어보고, 야경 바라보면서 산책도 하고, 촛대바위도 가보고 등등 혼자서 추억을 많이 쌓았던지라 아쉬움이 오래가진 않았답니다.

기상이변이 잦은 울릉도와 독도의 날씨. 계획한 일정대로 흘러갈 확률이 더 적지만 그만큼 매력있는 섬이기에 다시 한번 꼭 가고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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